포용국가라면 당장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하라! (2019.02.11. 청와대 앞 기자회견)

포용국가라면 당장 줬다 뺏는 기초연금해결하라!

2차 사회보장기본계획에 기초연금을 소득인정액에서 제외해야

기초생활수급 노인 위한 추경예산안 필요

<기자회견문>

내일(12일) 문재인정부가 ‘제2차 사회보장기본계획(2019~2023)’을 발표한다. 이 계획은 향후 5년 동안 복지정책의 청사진으로서 모든 국민을 사각지대 없이 보호하는 ‘포용적 사회보장 체계’를 내세운다. 우리는 중장기 시야에서 사각지대 없는 사회보장을 강조하는 제2차 기본계획이 큰 열매를 거두기 바란다.

특히 초고령사회를 바라보는 한국에서 포용적 복지국가를 주창하려면 가난한 노인의 복지에 주목해야 한다. 최근 연금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공적연금 강화의 핵심 수단으로 기초연금 인상이 부상하고 있다. 실제 올해 4월부터는 하위계층 20% 노인에게는 기초연금이 현행 25만원에 30만원으로 조기 인상될 예정이다.

그런데 현재 약 40만명의 기초생활 수급 노인들은 기초연금을 받아도 전액 생계급여에서 삭감당한다. 이 구조가 그대로 방치되면 4월부터 기초연금을 30만원 지급받더라도 다음달 생계급여에서 30만원을 삭감당할 것이다. 아무리 기초연금이 인상되어도 기초생활수급 노인의 가처분소득은 그 자리에 멈추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다. 차상위 이상 일반 노인들은 기초연금만큼 가처분소득이 증가하지만 우리사회 가장 가난한 노인들은 기초연금에서 사실상 배제되는 역진적 격차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포용국가를 주창하는 문재인정부에서 기초연금의 인상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 방치된체 기초연금이 인상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나아가 우리사회 가장 가난한 노인이 기초연금 혜택에서 배제되는 형평성 문제까지 심화된다. 또한 ‘줬다 뺏는 기초연금’은 계층간 분배 격차가 커지는 하나의 원인이기도 하다. 기초생활 수급 노인들은 모두 1분위 계층에 속하는데, 아무리 기초연금이 올라도 이들의 가처분소득은 그대로이기에 5분위 소득격차는 심화될 수밖에 없다.

우리는 2014년부터 줄곧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을 요구해 왔다. 더불어민주당도 2016년 총선에서 ‘줬다 뺏는 기초연금’ 완전 해결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정작 집권하자 모르쇠로 태도를 바꾸어 오늘까지 이르렀다. 이에 기초생활수급 노인, 사회복지사, 복지단체 등은 청와대 앞 도끼 상소, 거리 서명, 신문 광고, 토론회 등 지금까지 수많은 활동을 벌여 왔고, 심지어 지난 7월에는 어르신들이 폭염 속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지난 정기국회에서는 2018년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보건복지부위 예산소위가 기초생활수급 노인들에게 부가급여 형식으로 기초연금 10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했으나 최종 본회의에서는 백지화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묻는다. 기초연금에서 우리사회 가장 가난한 어르신이 배제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계속 놔둘 것인가?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방치하면서 어찌 포용적 복지국가를 주창할 수 있는가? 이러한 상황에서 ‘사회보장 기본계획’의 청사진이 얼마나 설득력을 지닐 수 있겠는가?

정부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을 해결하라.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행정부가 의지만 가지면 가능하다. 작년 초과세수가 25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조속히 ‘줬다 뺏는 기초연금’ 해결을 선언하고, 이 사업을 포함한 민생 추경예산안을 준비하라. 우리사회 가장 가난한 노인들의 절망을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건가? <끝>

– 사진촬영: 김재중 사회복지사